이 영화를 보시려고 마음 먹었다면, 먼저 화려한 스릴러물을 기대해서는 안된답니다.
영화는 범죄/스릴러 장르입니다. 이 영화는 23아이덴티티, 그리고 언브레이커블 이라는 영화의 연장선에서 마지막편으로 나오는 영화입니다.
23아이덴티티의 제임스 맥어보이 그리고 언브레이커블의 브루스 윌리스, 사무엘 L잭슨의 어마어마한 라인업!
참고로 저는 이 영화를 보기전에 23아이덴티티는 본 상태였고, 언브레이커블은 보지 않았었습니다.
그래서 추천드리건데, 이 영화를 보시기 전에 두 영화는 꼭 보고 보셨음 하는 마음입니다. 영화는 스릴러 장르지만, 정말 깊고 적나라한 이야기를 그려냅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불편할 수 있으며, 스토리를 잘 모른다면 순식간에 해석해야하는 영화가 되어버리거든요!
두 남자가 있습니다. 기차 탈선 사고에서 살아남은 단 한명의 생존자 (영화 언브레이커블) 던 (브루스윌리스) 과 23아이덴티티의 23개의 인격을 가진 남자 ‘케빈 웬델 크럼’ 입니다.
이야기는 두 남자, 그리고 사무엘 L잭슨이 역할을 맡은 ‘미스터 글래스’가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던은 강철인간, 판쵸우비로 자신을 ‘히어로’라고 믿습니다.
케빈 역시 그렇죠, 그의 수 많은 인격 중 야수 혹은 반인반수로 표현이 되는 ‘비스트’가 바로 히어로 인물입니다.
영화는 신기하게도, 이 둘이 함께 감옥같은 병원시설로 잡혀가면서 시작됩니다.
둘의 치열한 싸움 끝에, 결국 둘다 잡혀가게 되는데요 그 곳에서 그들에게 말하는 것은 ‘당신들은 특별하지 않다’ 입니다. 당신들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냥 약간 ‘특출난’ 정도의 사람들이다.
만화책에서 당신들의 모습을 가져왔고, 당신들은 당신자신을 만화책의 영웅으로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지속해서 시청자도 함께 갈등하게 됩니다.
전두엽에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전두엽을 제거하거나 혹은 정밀검사를 통해 문제가 뭔지 알아내야한다. 그리고 그들에겐 그들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트라우마가 방아쇠가 있다. 그 것이 공통점이며, 그로인해 남들보다 조금 뛰어날 뿐이지만 스스로를 영웅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그들을 설득하려합니다.
이 쯤되면 이 영화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걸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이 영웅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건가? 아니면, 또 다른 뭔가가 있는 건가?
박사의 설득, 그리고 박사의 추리에 케빈은 조금씩 ‘비스트’의 능력을 의심합니다. 하지만 그들을 비롯한 그들의 가족 (혹은 지인)은 그들이 히어로 임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점점 이 영화가 담은 스토리가 그냥 간단한 히어로들을 연구하고 정신병에 대해 이야기하는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전두엽 절제술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천재 설계자 ‘미스터 글래스’
약을 먹지 않고 계속해서 정신이 돌아오지 않은 연기를 합니다. 그 연기가 들켜 전두엽 절제술을 받지만, 그는 ‘바보’가 되지 않습니다. 그 어떤 문제를 제거하더라도 그는 그 자신이니까,
박사의 설득에 케빈과 던을 의심하던 이들도 의심을 멈추게 됩니다.
영웅들의 시작은 미미합니다. 그들이 영웅임을 알기 전엔, 그들 역시 자신이 정신병이 있거나 혹은 조금 특이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병이 있는지, 정신병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그 누구도 될 수 없습니다.
자기 자신이 자신을 그렇다 믿고있는 한, 그 이유가 무엇이던간에 그들은 히어로가 맞습니다. 거기에,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믿음이 있다면 더 당당해질 수 있겠죠
글래스의 작전은 탈출입니다. 하지만 그 것은 그저 시작에 불과합니다.
그들이 비범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리지 못하게 하려는 세력들에 대한 복수가 시작됩니다. 특별함을 비정상으로 분류하는 사람들을 영화에서는 어떠한 ‘세력’으로 표현합니다.
세상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특별함을 비정상으로 만들려는 세력, 그치만 그게 정말 어떤 세력만의 가치일까요?
영화를 보던 중, 이런 정보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정말 그게 어떤 세력만의 문제인가? 뭔가가 훅 치고 들어오는 느낌이었습니다.
정신병을 가진사람, 키가 큰 사람, 힘이 정말 센 사람.. 평범하지 못한 범주의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어떤 생각을 했던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능력을 의심하도록 하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영화입니다. ㅎ
세 남자는 탈출에 성공합니다. ‘미스터 글래스’의 작전이 시작됩니다.
수 많은 사람들 앞에서 비스트의 능력을 선보이기로 합니다. 던은 ‘선의의 판초우비’니까, 그들로 인해 사람들이 다치는 것을 우려해 막기 위해 나섭니다.
하지만 탈출과 폭파 작전은 그저 미끼일 뿐입니다. 여기서 이 영화의 제목이 글래스인 이유, 그리고 사무엘 L잭슨의 이름이 미스터 글래스인 이유가 서서히 드러납니다.
결말은, 다소 비극적입니다. 하지만 아래 대사에서 이 영화가 무엇이었는가에 대해 다 말해주고 있습니다. ㅎ
몸이 부서져 죽어가는 일라이자에게 그의 엄마가 묻습니다. 그녀의 질문보다는 그의 대답이 중요합니다. ‘이건 한정판이 아니에요, 기원(Origin)에 대한 이야기에요’
여기서 또 한 번 얻어맞은 느낌이듭니다^^
이 영화는, 특별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정판도 아니고, 시리즈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그들의 특별함을 세상에 알리는 ‘기원’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의 탈출작선은 ‘자살미션’으로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냅니다.
특별함을 인정하는 세상, 특별한 자들을 미친 사람이나 비정상인 사람으로 만들어 ‘균형’을 맞추려는 세상에 일침을 가합니다.
유리(glass)처럼 깨어질 듯이 연약한 일라이자, 유리는 한없이 약합니다. 하지만 유리가 깨지는 것이 무서운 것이 아닙니다. 깨진 후의 파편이 무서운 거라는 것을 깊이 있게 표현합니다.
일라이자, 던, 케빈은 깨어졌지만 그로인해 새로운 세상을 맞이합니다.
이 영화는, 23아이덴티티/ 언브레이커블/ 식스센스 감독 등을 맡았던 M. 나이트 샤말란 감독 작품입니다. ㅎㅎ 찾아보니, 2011년에는 최악의 감독상을 받기도 했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누군가는 별로인 영화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저는 이 영화를 본 이후로 자꾸 생각에 빠집니다.
케빈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어쩌면 우리 모두가 케빈일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 우리는 우리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 앞에서 결국엔 지치고 우리 자신을 숨기는 때가 많습니다.
사회생활을 하시는 분들도 그럴 때가 많을 것입니다. 또 가족들에게도 그런 경우가 많을 겁니다.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지 않는다면, 우리 자신을 숨기고 우리를 보호할 무엇인가를 찾습니다.
우리 모두가 케빈이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치만 그 것을 나쁘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그 또한 우리의 특별함이고, 다만 우리에겐 그 것이 나쁘다라는 말보다 더 필요한게 있을 뿐입니다.
ㅎㅎ 아직도 생각에 빠지게 되는 영화, 평점 8.00대의 좋은 영화라 이렇게 소개드리게 되었습니다.